일본 시대극 만화, 원피스를 추월한 인기 만화 귀멸의 칼날 리뷰
가볍게 볼만한 애니메이션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귀멸의 칼날을 한 번쯤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즐기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일본 만화들도 추구하는 바가 여러 가지로 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편견을 가지고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만 추구하는 작품도 있지만, 내용이 깊이가 있는 경우도 있고, 캐릭터의 느낌에 올인한 작품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전반적인 스토리보다는 캐릭터에 집중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특유의 잔잔한 감성이 녹아 있는 작품이며, 동시에 화려한 액션 덕분에 지겹다는 느낌 없이 술술 즐길 수가 있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사실에 근거한 일본 시대극 만화는 아닙니다. 판타지 라고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오니(요괴)와 귀살대의 싸움이 주요 스토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줄거리 자체는 간단합니다. 주인공이 귀살대에 들어가서 오니와 싸우는 내용이며, 오니가 되어 버린 주인공의 여동생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기 위한 여정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내용은 인간 본연의 잔인함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최초의 오니는 키부츠지 무잔으로 이후에 등장한 모든 오니는 무잔에 의해서 만들어진 오니입니다. 즉, 원래 인간이었지만 키부츠지 무잔의 피를 받으면 오니가 되어서 영원히 살 수 있게 된 괴물들인 것이죠.
작중에서 키부츠지 무잔에 대한 성격은 여러 가지로 묘사가 되어 있지만, 항상 불안감에 떨고 있으며, 스스로 절대적인 존재여야 한다는 생각에 강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관에서 매우 강한 인물로 묘사되지만, 과거에 단 한 명의 인물에게 죽음 직전까지 몰린 경험이 그를 끝없는 불안감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무잔은 오직, 스스로를 위해서만 행동하며 이타적인 행동에 공감하지 못합니다. 특히, 악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신에 의한 방해를 받지 못했다고 언급을 하면서 강함이 곧 모든 것의 진리라는 태도를 보입니다.
키부츠지 무잔을 몰아넣었던 인물은 츠기쿠니 요리이치라는 사람이며, 그는 400년 전에 존재했던 세계관 최강의 인물입니다. 태양의 호흡을 사용했던 검사이며, 태양의 호흡에서 파생된 다양한 호흡들이 귀살대에 전수되어서 오니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 이기도 합니다.
그는 사람의 생명을 업신여기는 무잔에게 "뭐가 그리도 즐거우냐? 뭐가 즐겁지? 뭐가 재미있지? 목숨을 무엇으로 보는 것이냐. 어째서 잊는 것이냐?"라는 언급을 합니다. 무잔은 오직 강한 힘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요리이치를 괴물이었다고 회상을 합니다. 요리 이치와 처음 만난 그 순간 무잔은 제거당할 뻔했지만, 결국 도망치는 데 성공하게 되며, 츠기쿠니 요리이치가 존재하는 시대에서는 완전히 숨어 버립니다. 요리이치는 결국 늙어서 죽게 됩니다.
요리이치는 스스로가 가치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지 못했으며, 인생에 걸쳐 특별한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생을 마무리합니다. 심지어, 살아 있는 유일한 이유였다고 믿었던 무잔을 막아내는 것마저도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연히 대대로 숯을 팔아서 먹고살던 카마도 가문에 구해주면서, 친해지게 되었고 그때 태양의 호흡에서 사용하는 열두 가지의 형(무협지의 초식 정도로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을 전수해주게 됩니다. 단순히 춤의 형태로 계승했던 태양의 호흡은 카마도 탄지로(주인공)에 의해서 무잔을 죽이기 위해서 요리이치가 전수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일본 특유의 대의를 위한 희생의 이야기
일본 작품 중에서는 이러한 형태가 많이 있습니다. 아마도, 하나의 국가 형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서로 싸워왔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이기 때문에, 대의를 위한 희생 자체가 계승된다는 개념이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작품에서 선과 악의 대립 구도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선의 영역으로 묶여 있는 캐릭터도 상당수가 사망합니다. 잔인한 면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동시에, 악의 영역에 있는 존재들에 대한 묘사를 구체화함으로써, 이유가 있다는 세밀함이 강조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캐릭터 묘사도가 몰입하기에 좋은데요. 스토리 전개 과정은 매끄럽다는 생각보다는 액션과 분위기 묘사가 좋다는 체감이 드는 작품입니다.
가볍게 볼 만한 만화를 찾고 계신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수가 있을 겁니다. 다만,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찾고 계신다면, 이 이야기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도 볼 수 있도록 설계 되어 있는 작품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한국 기준은 아닙니다.
일본 만화를 즐겨 본 적이 없는 분이라면, 새로운 참신한 경험을 원하신다면 볼만한 만화 같습니다.